
레이더를 연이어 밟은 후, 벤처캐피탈의 '큰 손' 템세크가 전략을 대전환
저자: 장야치, 월스트리트 차이나
싱가포르 템섹 홀딩스는 FTX, eFishery 등 일련의 잇단 실패 투자를 겪은 후 2021년 44억 달러였던 투자 규모가 작년에는 5.09억 달러로 떨어졌으며 올해 현재까지 투자액은 7000만 달러에 불과하다. 고금리 환경에서 회사는 상장에 더 근접한 소수 기업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글로벌 최대 규모의 주권부채 중 하나인 이 기관이 초기 단계 투자에서 철수하기 시작할 때, 벤처 생태계 전체의 한파는 이제 막 시작일 뿐일 수 있다.
싱가포르 템섹 홀딩스는 FTX, eFishery 등 연이은 충격적인 손실 사례를 겪은 이후 창립 이래 가장 빠른 속도로 스타트업 투자 포트폴리오를 축소하고 있다. 회사의 투자 금액은 2021년 44억 달러에서 작년 5.09억 달러로 무려 88% 이상 감소했으며, 올해 들어서는 지금까지 고작 7000만 달러만을 투입했다.
더 심각한 것은 첫 투자(시드 투자) 건수가 2021년 82건에서 작년에는 11건으로 급감했다는 점이다. 즉, 자산 3000억 달러를 운용하는 거대 펀드가 실질적으로 초기 벤처 투자 시장에서 거의 완전히 철수한 셈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 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템섹 경영진은 글로벌 금리 상승으로 스타트업들이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고 상장 가능성도 저해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그룹의 투자 전략을 잘 아는 한 펀드 매니저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템섹의 포트폴리오는 최근 상당한 타격을 입었으며, 이에 따라 더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과 함께 수익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연이은 실패: FTX에서 eFishery까지의 고통스러운 교훈
템섹의 전략 전환은 결코 갑작스럽지 않다. 실질적인 대가를 치르며 얻은 피로 물든 교훈이다. 2022년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파산 신청을 할 당시, 템섹은 2.75억 달러의 투자 손실을 각서 처리해야 했다. FTX의 최대 투자자 중 하나였던 템섹은 소프트뱅크, 블랙록 등과 함께 암호화폐 역사상 최대 사기 사건의 피해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투자 실패의 여파는 재정적 손실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당시 싱가포르 재무장관이었던 황순재(현 총리)는 공개적으로 이번 투자가 싱가포르의 평판에 손상을 줬다고 언급했다. 이후 템섹은 투자팀 및 고위 경영진에 대해 급여 삭감 조치를 시행했다.
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인도네시아 농업기술기업 eFishery의 붕괴였다. 이 회사는 어류와 새우 양식 자동 먹이 공급 시스템을 개발한 스타트업으로 알려졌지만, 판매량과 수익 데이터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eFishery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이 회사 재무보고서에 허위 수치를 입력했다고 시인했다.
템섹의 실패 투자 목록에는 싱가포르 전자상거래 업체 질링고(Zilingo), 유전자치료 회사 로카나바이오(Locanabio), 보스턴 소재 펄 세라퓨틱스(Pear Therapeutics), 바이오테크놀로지 기업 테사 세라퓨틱스(Tessa Therapeutics) 등도 포함된다.
고금리 시대의 불가피한 전환
템섹 투자 운영팀의 판단은 현재 시장의 핵심 모순을 정확히 짚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지속된 금리 인상으로 인해 스타트업들의 자본 조달이 어려워졌으며, 이는 상장 전망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자금난은 다수의 유명 스타트업들 내부에 잠재된 문제들을 드러내기도 했다.
새로운 투자 프레임워크 하에서 템섹은 리스크 벤처펀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방식은 유지하겠지만, 직접 투자는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그러나 상장에 가까운 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전환하고 있다. 현재 초기 단계 투자는 템섹 전체 포트폴리오의 6%에 국한되며, 이 중 약 절반은 직접 투자이고 나머지는 리스크 벤처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다.
템섹의 전략 조정은 전체 실적 부담을 반영한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이 펀드의 성과는 글로벌 증시 흐름을 따라잡지 못했다. 2024년 3월 마감된 회계연도 수익률은 2%에 불과한 반면, 동기간 S&P 500 지수는 28% 상승했다. 전년도에는 오히려 5%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1974년 설립되어 싱가포르 정부가 국내 주요 기업에 보유한 지분을 관리하는 주권기금인 템섹은 지난 20년간 글로벌 투자자로 성장했다. 현재 비상장 기업은 3000억 달러 규모의 템섹 포트폴리오 가치의 다소 초과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템섹은 공식 성명을 통해 시장 현실을 인정했다.
"2022년 이후 초기 투자 시장의 자금 흐름이 조정되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에 따라 새로운 투자에 대해 더욱 신중한 접근을 취하고 있다."
템섹은 알리바바, 네덜란드 결제회사 아덴(Adyen), 미국 배달업체 도어대시(DoorDash), 인도 Zomato 지주사 에터널(Eternal) 등 성공적인 초기 투자 사례도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현재 시장 상황에서 가장 숙련된 기관 투자자조차 신중한 행보를 선택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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