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AI 거래가 선물 시장으로 빠르게 집중되고 있는가?

3월 3일,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마이클 셀리그(Michael Selig) 위원장은 밀켄연구소(Milken Institute) 주최 ‘금융의 미래(Future of Finance)’ 컨퍼런스에서, CFTC가 수주 내로 암호화폐 영구 선물계약(perpetual futures)에 대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 프레임워크는 그간 거의 전적으로 해외 거래소가 주도해온 이 거래 상품을 점진적으로 미국 국내 시장으로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발표는 지난 1년간 미국 시장이 관련 인프라 구축을 꾸준히 추진해온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다. 2025년 7월, 코인베이스(Coinbase)는 미국 소매 고객 대상으로 CFTC 감독 하의 영구 선물 유사 상품을 출시했고, 2025년 12월에는 Cboe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연속 선물 상품(continuous futures)을 상장했다. 그리고 2026년 3월, 코인베이스는 비미국 사용자 대상으로 주식 영구 선물 상품을 추가로 출시했다. 이처럼 영구 선물은 파생상품 거래 실행의 핵심 인프라로 서서히 자리 잡아가고 있으며, 미국 역시 이 부문의 공백을 빠르게 메우려 하고 있다.
AI 트레이딩은 종종 ‘더 현명한 암호화폐 거래 방식’으로 포장되곤 한다. 그러나 실제 적용 측면에서 볼 때, AI는 사실 선물시장에 훨씬 더 적합하다. 선물 계약은 본질적으로 표준화되어 있고, 증거금 기반 운영, 매일 정산(daily mark-to-market), 그리고 매수·매도 모두 동등하게 대칭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어, 시스템 기반 실행이 현물시장보다 훨씬 용이하다. 반면 현물 거래는 거래 자체 외에도 자산 보관(custody), 결제, 대출 등 다양한 비거래적 요소와 얽혀 있어 복잡성이 높다. 선물시장은 이러한 부담을 제거함으로써 자동화된 거래가 실현되기 쉬운 환경을 제공한다. 자동화 거래에 투입되는 자금과 전략은 점차 파생상품 시장으로 집중되고 있으며, 특히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량에서 영구 선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데, 이는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단순히 타인의 주문을 따라하거나 신호를 복사하는 단계를 넘어, 이제 자동화 실행으로 급속히 전환하고 있다. 과거 텔레그램 그룹에서 호출된 주문을 복사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트레이딩 로봇을 구독하기 시작했고, 일부는 직접 체계적인 거래 전략을 구축하기까지 한다. 선물시장 내장형 증거금 메커니즘과 계약 수준의 표준화 덕분에 이러한 전환이 가장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하다.
선물시장이 기계에 주는 것, 현물시장은 줄 수 없다
현물 거래란 자산을 직접 보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심지어 매칭 규칙이 명확하고 ‘가격 우선, 시간 우선’ 원칙이 적용되는 거래소라 하더라도, 알고리즘이 처리해야 할 사항은 자산 보관, 결제, 그리고 (공매도를 위해) 플랫폼마다 크게 다른 대출 메커니즘 등 복합적인 요소들로 얽혀 있다.
선물 계약은 이러한 모든 절차를 거래 논리에서 분리해낸다. 증거금 기반 운영, 매일 정산, 매수·매도의 자연스러운 대칭성 덕분에 하나의 전략을 동일하게 양방향으로 표현할 수 있다. 포지션 크기는 증거금과 연동된 조정 가능한 파라미터가 되며, 리스크 한도는 바로 증거금 임계치에 직접 대응한다. 따라서 모델의 리스크 관리 및 포지션 관리 조정 단위는 더욱 세밀해지고, 파라미터 또한 명확해진다.
자동화 전략 입장에서는 이러한 차이가 리스크 관리, 포지션 산정, 실행 방식 전반을 근본적으로 바꾼다. 규제 프레임워크는 증거금과 매일 정산을 선물시장의 기본 메커니즘으로 간주하며, 이를 표준화된 계약 조건, 중앙청산, 증거금을 이행 담보로 삼는 것, 그리고 매일 결제하는 방식으로 구체화한다. 이러한 메커니즘은 선물시장에 유동성과 확장성을 부여할 뿐 아니라, 규칙 기반 거래 시스템으로의 전환도 용이하게 만든다.
영구 선물은 만기일이 없다. 자금 요율(funding rate, 일반적으로 8시간마다 정산)이 앵커링 기능을 수행하며, 영구 선물 가격을 현물 가격 근처로 끌어당긴다. 이 요율은 선물과 현물 간 최근 가격 차이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체계적 전략에게는 자금 요율이 추가적인 상태 변수이다. 이는 다수의 매수와 매도 포지션 간 편향 정도와 레버리지 분포를 실시간으로 반영한다. 이런 신호는 현물시장에서는 얻을 수 없다.
파생상품시장에서만 얻을 수 있는 신호
선물시장에서 생성되는 데이터 계층은 현물 주문책(order book)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이 자동화 거래가 파생상품시장을 선호하는 이유 중 가장 과소평가된 요인이다.
베이시스(basis, 즉 현물과 선물 간 가격 차이)와 자금 요율(영구 선물에서 매수·매도 당사자 간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현금 흐름)은 파생상품시장의 편차 정도와 레버리지 방향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신호이다. 이 두 지표는 파생상품이 기초 자산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 레버리지가 어느 방향으로 치우쳐 있는지를 모델에 알려준다. 모델은 이러한 편차를 특징값(feature)으로 입력하거나, 리스크 통제 신호로 활용하거나, 혹은 둘 다에 활용할 수 있다.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은 시장 의도에 관한 두 번째 계층의 정보를 제공한다. 비트코인 선물 거래량과 미결제약정에서 영구 선물이 대부분을 차지할 경우, 파생상품에 내재된 포지션 정보는 전 시장에서 가장 밀도 높은 정보가 된다. 미시 구조 패턴, 청산 연쇄(clearing cascade), 감정 대리 지표(emotion proxy indicators) 등은 종종 선물시장에서 먼저 나타나는데, 이는 참여자들이 바로 레버리지 자금을 통해 자신의 판단을 선물시장에서 표현하기 때문이다. 모델 입장에서는 신호가 가장 밀집된 곳이 바로 학습 가치가 가장 높은 곳이다.
실행 측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선물 주문책은 계약 사양이 표준화되어 있고, 매칭 규칙이 명확하여, 세분화된 주문책 데이터가 머신러닝에 천연적으로 적합하다. 실행 최적화, 주문책 모델링 등 머신러닝 응용 분야는 파생상품시장에서 시장 구조와 공생적으로 발전한다. 반면 현물 인프라 위에 이를 후발적으로 추가하는 것은, 오히려 부가적인 능력에 불과하다.
자동화 거래에 있어 가격발견(price discovery)이 의미 있는 이유
또 다른 자주 과소평가되는 장점은, 선물시장이 일반적으로 가격발견을 주도한다는 점이다.
현물과 선물의 가격 역학에 대한 연구는 반복적으로, 일반적인 시장 조건 하에서 선물이 가격발견의 대부분을 담당함을 보여준다. 아비트리지 신호가 발생할 때는 이 비중이 더욱 확대된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표준 가격발견 지표는 선물이 주도함을 가리킨다. 선물과 현물의 편차는 이후 현물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으나, 그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 정보는 일반적으로 선물시장에서 먼저 반영된 후, 일정 시간 지연을 거쳐 현물시장으로 전달된다.
외환시장은 유용한 비교 대상이 된다. 과거 현물시장 투명도가 낮았던 시기, 선물시장은 비례에 어긋나는 정보 함량을 보였으며, 때로는 현물시장보다 수 분 앞서 정보를 반영하기도 했다. 이후 현물시장 투명도가 개선되면서 정보 비중이 점차 현물로 이동했고, 이는 시장 설계와 투명도가 정보를 가진 자금이 어디에 집중될지를 결정함을 보여준다. 선물 거래소는 중앙 집중화되고 규칙 기반의 경매 환경으로, 기계가 읽을 수 있는 투명성을 갖추고 있어, 자연스럽게 이런 자금을 끌어모은다. 체계적 모델 입장에서는, 시장 상태에서 거래 행동으로 이어지는 매핑 관계가 신호가 집중된 곳에서 더 깔끔하게 학습된다.
AI에게 더 나쁘지 않다는 것, 곧 모든 사람에게 더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다
선물은 시간을 압축한다. 레버리지는 동시에 손익을 확대한다. 증거금은 계약 이행을 보증하는 담보이며, 계좌 잔고가 유지 증거금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거래자는 변동 증거금(margin call)을 즉시 추가해야 한다. 암호화폐 영구 선물의 경우, 계약 자체가 고레버리지 도구이므로, 주문 보호 세부사항(예: 최신 계약 가격과 합리적 기준 가격 간 편차가 임계치를 초과할 경우, 익절·손절 주문이 거부됨)은 해당 거래소에서 작동하는 모든 로봇의 실행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동화 시스템에게는 몇 가지 사항이 절대 타협할 수 없다. 슬리피지(slipage)에 대한 가정은 보수적이어야 하며, 운용 모니터링은 지속되어야 하고, 증거금 모델에 대한 인식은 명확해야 한다. 어떤 포지션은 플랫폼 다른 곳에 자금이 여전히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적용된 것이 개별 포지션 증거금(‘isolated margin’)인지 전체 계좌 증거금(‘cross margin’)인지에 따라 강제 청산될 수 있다. 이러한 리스크는 실행 주체가 알고리즘이라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다. 이 리스크를 고려해 설계된 시스템이라면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지만, 이를 무시한 시스템은 결국 확대된 리스크에 의해 스스로 무너질 것이다.
AI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은 예측 능력보다는 ‘구조’이다. 여기서 말하는 구조란, 시장이 혼란에 빠졌을 때도 그것이 어떻게 작동할지를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자동화 전략과 선물시장 사이의 구조적 일치는 새로운 유형의 ‘선물 원생 거래플랫폼(futures-native trading platform)’을 낳고 있다. 이러한 플랫폼은 처음부터 파생상품 인프라를 중심으로 설계되며, 자동화 기능이 거래 아키텍처에 내재되어 있다.
OneBullEx는 이러한 접근법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OneBullEx의 300 SPARTANS는 자체 선물 인프라 위에서 직접 실행되며, 순자산 가치(NAV)와 과거 실적은 추적 및 감사가 가능하다. 또 다른 제품인 OneALPHA는 자연어 입력을 배포 가능한 선물 전략으로 자동 변환하여, 코드를 모르는 사용자도 체계적 거래에 진입할 수 있게 한다. 만약 시장 자체가 이미 표준화, 신호, 리스크 관리 구조 등 체계적 전략에 필요한 요소를 제공한다면, 플랫폼은 첫날부터 이러한 구조를 기반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단일 플랫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전체적인 흐름이다. AI 원생 거래는 선물시장에서 가장 먼저 성숙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선물시장은 본래 구조화된 실행을 위해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AI는 계속 진화할 것이지만, 그것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규율’은 새로 고안된 개념이 아니다. 바로 선물시장이 바로 그런 규율을 위해 탄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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