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aaS 대탈출: 살아남은 승자들은 모두 하나의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글쓴이: 도사님께 상의하러 간 K선, 조샹 연구
오늘, 마이크로소프트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빌드(Build)’가 샌프란시스코 포트 메이슨(Fort Mason)에서 막을 올렸다. 나델라(Nadella) CEO의 기조연설은 단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AI는 더 이상 질문에 답해주는 보조자가 아니라, 당신을 대신해 일을 처리하는 직원이다.
이번 컨퍼런스는 흥미로운 시점에 열리고 있다. 지난 5개월간 미국 주식시장 소프트웨어 업종은 일종의 ‘대탈출 게임’을 치렀다.
시장은 이 사태를 ‘SaaSpocalypse(SaaS 종말)’라 명명했다. 올해 초부터 5월 중순까지 세일즈포스(Salesforce) 주가는 33% 하락했고, 인튜잇(Intuit)은 거의 30% 떨어졌다. 워크데이(Workday)와 어도비(Adobe)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공포의 논리는 매우 단순하다. AI 에이전트가 10명 분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면, 기업은 더 이상 10명분의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구매할 필요가 없다. 인원 수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는 이 방식은 지난 20년간 전체 SaaS 산업을 지탱해온 비즈니스 모델의 기반이었으나, 이제 그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그러나 바로 지난주, 이 ‘대탈출 게임’ 현장에서 갑작스럽게 몇몇 기업이 일어섰다.
5월 28일,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 주가는 하루 만에 36.5% 급등하며 상장 이래 최대 단일일 상승폭을 기록했다. 데이터독(Datadog) 주가는 올해 들어 2배로 치솟았고, 5월 29일에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같은 날 몽고디비(MongoDB) 주가는 10%, 팔란티어(Palantir) 주가는 8% 각각 상승하며, 이 세 지표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또 다른 기업들은 여전히 바닥에 누워 있다. 인튜잇은 실적 발표 후 한때 19% 폭락했다. 세일즈포스는 조정 후 EPS가 월가의 기대치(3.12달러)를 24% 상회한 3.88달러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적 발표 후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고, 올해 들어서는 여전히 28% 하락 중이다.
동일한 ‘대탈출 게임’ 속에서 일부 기업은 주가가 2배로 뛰었고, 또 다른 기업은 반토막이 났다. 차이는 무엇인가?
스노우플레이크가 촉발한 불씨
스노우플레이크는 왜 이 불길을 일으킬 수 있었을까? 그 이유는 바로 그들의 과금 방식에 있다.
지난 5개월간 시장의 공포는 매우 구체적인 것에서 비롯됐다—즉, ‘인원 수 기준 과금’이다. 논리는 간단하다. AI 에이전트가 10명 분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면, 기업은 더 이상 10명 분의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구매하지 않게 된다. 애틀라시안(Atlassian)은 올해 기업 라이선스 수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고 발표했는데, 이 공포는 실제 데이터로 뒷받침되고 있는 것이다.
스노우플레이크는 바로 이 공포의 정반대에 서 있다. 이 회사는 인원 수가 아닌, 사용된 컴퓨팅 자원과 데이터 처리량에 따라 요금을 부과한다. AI는 오히려 스노우플레이크의 사용량을 급격히 증가시키고 있다. 플랫폼 내 AI 계정 수는 한 분기 만에 9,100개에서 13,600개로 늘었고,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이 회사는 연간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함과 동시에, AWS 컴퓨팅 자원 60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구매 계약도 발표했다.
데이터독은 같은 이야기의 또 다른 면을 보여준다. 스노우플레이크는 ‘AI가 데이터 플랫폼의 사용량을 늘리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면, 데이터독은 ‘AI가 모니터링 플랫폼의 사용량을 늘리고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1분기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1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32% 성장했다. 성장률은 3분기 연속 가속화되고 있다(25% → 29% → 32%). 연간 실적 전망치는 43억~43.4억 달러로 상향 조정되었다. 논리는 간단하다. 기업이 배포하는 AI 워크로드가 많아질수록, 모니터링 및 디버깅이 필요한 항목도 그만큼 늘어나며, 데이터독의 ‘사용량 기반 과금 체계’도 더욱 빠르게 작동하게 된다. RPO(잔여 이행 의무, Remaining Performance Obligation)는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34.8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고객들이 단순히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더 장기적인 계약을 체결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주가는 올해 들어 2배로 상승했고, 5월 29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반등의 핵심 논리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AI는 특정 플랫폼들을 대체하기보다는, 오히려 그 플랫폼들에게 더 많은 작업량을 만들어주고 있다. 스노우플레이크와 데이터독은 이 현상을 가장 깔끔하게 보여주는 두 가지 사례다.
같은 주, 시장의 또 다른 얼굴
스노우플레이크만 보고 “소프트웨어 주식이 구원받았다”고 외치면, 또 다른 함정에 빠지게 된다.
같은 주에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세일즈포스는 ‘실적 전망치 약세’라는 단순한 설명을 넘어서는 훨씬 복잡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먼저 긍정적인 면을 살펴보자. 1분기 매출은 111.3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으며, 월가의 기대치를 상회했다. 조정 후 EPS는 3.88달러로, 월가의 기대치(3.12달러)보다 24% 높았다. 가장 중요한 지표인 ‘에이전트포스(Agentforce)’—세일즈포스의 AI 에이전트 플랫폼—의 연간 정기 수익(ARR)은 12억 달러에 달하며, 전년 동기 대비 200% 이상 증가했다. 이 회사는 한 분기 동안 3.8억 건의 에이전트 작업 단위와 286조 개의 AI 토큰을 처리했다. 이는 PPT가 아닌, 실제 AI 수익화 사례다.
세일즈포스는 심지어 ‘소비형 과금’ 모델로 적극적으로 전환하고 있다. ‘플렉스 크레딧(Flex Credits)’을 도입하여, 단순히 라이선스 수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AI 에이전트가 실제로 수행한 작업량에 따라 과금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1분기 상위 10대 거래 중 6건은 이미 초기 단계부터 플렉스 크레딧과 연동되어 있었다. 이 기업은 ‘인원 수 기준 과금’과 ‘사용량 기준 과금’ 사이의 경계선을 가능한 한 빨리 넘어서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어떠했는가? 실적 발표 직후 주가는 장 마감 후에도 하락했다. 지난 금요일 기준, 세일즈포스 주가는 올해 들어 여전히 약 28% 하락 중이다. 원인은 2분기 실적 전망치가 가장 낙관적인 기대치보다 약간 낮았고, 타블로(Tableau) 및 커머스 클라우드(Commerce Cloud) 사업부의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바로 그 경계선이 현실적으로 존재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하지만 그것을 넘기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시장은 이미 ‘소비형 과금’ 영역에 진입한 기업(예: 스노우플레이크)에 대해 하루 만에 36%의 급등을 허용하면서 신뢰를 보여주지만, 아직 경계선을 넘으려고 애쓰는 기업(예: 세일즈포스)에는 그런 신용을 주지 않는다. 전환 의지가 곧 전환 완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인튜잇은 또 다른 반면의 사례다. 실적 발표 후 주가는 한때 약 19% 급락했다. 인튜잇의 터보택스(TurboTax)는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과제 기반 세금 신고 도구인데, 바로 ‘AI가 인간을 대체한다’는 공포의 가장 직접적인 표적이 되고 있다.
빌드 컨퍼런스: 주목해야 할 세 가지 신호
빌드 컨퍼런스는 현재 진행 중이며, 기대 이상으로 주목할 만한 내용들이 많다.
신호 1: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의존도 절단.
빌드에서 공개된 ‘프로젝트 폴라리스(Project Polaris)’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체 개발한 AI 프로그래밍 모델로, 올해 8월부터 깃허브 코파일럿(GitHub Copilot)의 기본 엔진으로 GPT-4를 대체할 예정이다. 이 모델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자체 AI 가속기 ‘마이아(Maia)’에서 실행되며, 이는 모델부터 칩, 개발자 도구에 이르기까지 전체 기술 스택을 자사 내부로 통합하겠다는 선언이다.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랫동안 상업적 긴장 관계를 유지해왔는데, 양사는 유사한 고객층을 공유하면서도 이익이 겹치는 구조를 갖고 있다. 폴라리스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공식적 해답이다.
신호 2: 에이전트, 더 이상 데모가 아닌 운영체제의 일부.
‘에이전트 모드(Agent Mode)’는 이제 오피스 365 코파일럿의 기본 모드가 되었다. 워드(Word), 엑셀(Excel), 파워포인트(PowerPoint)를 열면, AI는 ‘에이전트’로서 작동하며 다단계 작업을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다. 윈도우 에이전트 프레임워크(Windows Agent Framework)는 MIT 라이선스로 오픈소스화되었고, 윈도우 에이전트 스토어(Windows Agent Store)는 개발자에게 수익의 85%를 배분하기로 했다. 어도비와 줌(Zoom)이 이미 첫 번째 파트너로 참여했다. 나델라 CEO는 “AI가 이제 ‘동기식 보조자’에서 ‘비동기식 동료’로 진화했으며,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장기적 과제를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신호 3: 국방부 97억 달러 계약.
빌드 컨퍼런스 하루 전, 미국 국방부는 군 부문, 정보기관, 해안경비대 등에 산재해 있던 마이크로소프트 365 구독을 하나의 통합 계약으로 묶는, 5년간 97억 달러 규모의 소프트웨어 통합 계약을 발표했다. 이 금액은 신규 예산이 아니라, 기존에 분산되어 있던 구매를 재협상해 통합한 결과다. 그러나 이 계약이 전달하는 신호는 명확하다. 세계 최대 단일 소프트웨어 구매처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라이선스 기반 모델’은 AI로 인해 약화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더 강력하게 고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 경계선, 과연 어디에 그어져 있는가
가장 핵심적인 질문으로 돌아가자. 이번 반등은 누구를 보상했고, 누구를 제외했는가?
소프트웨어 기업을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 유형: 소비형 플랫폼(consumption-based platform). 대표 기업은 스노우플레이크, 데이터독, 몽고디비, 오라클 클라우드 사업부다. AI는 데이터 처리, 모니터링, 컴퓨팅 수요를 늘리며, 이들의 과금 체계를 더욱 빠르게 작동시킨다. 특히 데이터독은 주목할 만하다. 성장률이 25% → 29% → 32%로 가속화되고 있는데, 이는 규모가 큰 SaaS 기업에서는 극히 드문 현상으로, 이번 반등의 핵심 수혜자다.
두 번째 유형: 유통 및 플랫폼 계층. 대표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와 팔란티어다. AI는 이들 기업을 통해 기업에 판매되며, 이들은 유통 수수료와 데이터 장벽을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국방부 97억 달러 계약, 코파일럿 스튜디오(Copilot Studio), 애저 AI 파운드리(Azure AI Foundry)는 모두 이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는 조치들이다.
세 번째 유형: 전환 중인 워크플로 기업. 대표 기업은 서비스나우(ServiceNow)와 세일즈포스다. 이들의 기존 모델은 인원 수 기준 과금이었으나, 현재 가치/소비 기반 과금으로 전환 중이다. 세일즈포스의 플렉스 크레딧이 바로 이런 시도의 일환이다. 이 유형의 기업들은 이미 부분적으로 반등했으나, 시장은 여전히 그 전환 속도가 충분히 빠른지를 지켜보고 있다.
네 번째 유형: 직접적인 압박을 받는 인원/과제 기반 기업. 대표 기업은 인튜잇, 워크데이, 어도비, 도큐사인(DocuSign)이다. AI는 이들이 서비스하는 대상—즉 세금 신고 전문가, 디자이너, 계약 프로세스의 인적 개입 단계—을 직접 대체하고 있어, 이 기업들이 받는 압박은 가장 직접적이며, 주가 변동성도 가장 크다. 따라서 이 기업들은 개별적으로 라이선스 수 데이터를 분석해야 한다.

앞으로 주목할 점은?
공포의 정점은 지났다. 그러나 이는 눈을 감고 무작정 매수하라는 신호가 아니다. 다음 세 가지 사항을 지속적으로 추적해야 한다.
첫째, 경계선이 확산되는가 혹은 축소되는가. 반등이 소비형 플랫폼에서 ‘AI가 1인당 라이선스 가치를 끌어올린다’는 확고한 실적 증거를 제시하는 기업들로 확산될 것인가? 만약 확산된다면, 이는 전체 업종의 회복이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스노우플레이크 등 소수 기업에만 머물러 있다면, 시장은 단지 더 엄격한 선별 기준으로 전환한 것일 뿐이다.
둘째, 세일즈포스의 플렉스 크레딧과 에이전트포스가 지속적으로 가속화될 수 있는가. 이는 ‘인원 수 기준 과금 기업이 성공적으로 경계선을 넘을 수 있는가’를 판단하는 최대 단일 사례다. 12억 달러의 ARR은 방향성이 옳음을 입증했으나, 타블로와 커머스 클라우드의 부진은 기존 사업부가 전환의 에너지를 흡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음 분기 실적(9월 2일 발표)에서는 에이전트포스 ARR이 15억 달러를 돌파할 수 있는지, 그리고 신규 계약에서 플렉스 크레딧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될지가 관건이다.
셋째, 빌드 이후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의 기업 채택 데이터. 에이전트 모드가 기본 설정으로 전환된 후, 유료 라이선스 수와 토큰 소비량의 변화는 ‘AI 에이전트가 플랫폼 수익을 키우는가, 아니면 인간 라이선스를 대체하는가’라는 핵심 가설을 직접 검증할 것이다.
시장은 이제 ‘AI가 소프트웨어를 죽일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누가 AI에 의해 성장할 것이며, 누가 AI에 의해 사라질 것인가’를 가려내는 단계로 진입했다. 이 경계선이 어디에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어느 한 종목의 단기 상승을 쫓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본 글은 조샹 연구가 공개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한 독립 분석으로, 언급된 개별 종목 및 의견은 연구 참고용일 뿐, 어떠한 투자 권유나 조언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시장에는 위험이 따르므로, 투자 결정은 본인의 책임 하에 독립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자료 출처: 스노우플레이크 2027 회계연도 1분기 실적 발표 · 세일즈포스 2027 회계연도 1분기 실적 발표 및 SEC 제출 자료 · 마이크로소프트 빌드 2026 공식 발표 · ChatForest 빌드 2026 리캡 · CNBC · 로이터(Reuters) · 시킹알파(Seeking Alp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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