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가 누구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을까? 400만 건의 채팅 기록이 그 해답을 밝혀냈다
글: 팬스원정불안정
올해 2월, Claude 모델을 개발한 Anthropic은 독특한 "직장 현장 조사"를 수행했다. 그들은 400만 건이 넘는 사용자 대화를 분석하고 이를 미국 노동부의 O*NET 직업 데이터베이스와 매칭시켰다. 이 데이터베이스에는 수천 가지의 직업과 19,530개의 업무 책임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이러한 데이터 기반의 매칭은 AI가 어떻게 각기 다른 업무에 통합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어떤 직무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처음으로 명확하게 드러냈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 연구팀은 Clio라는 '사생활 보호 시스템'을 사용하여 개인별 채팅 기록에 접근하지 않고 집계된 데이터만 분석할 수 있도록 했다.)
1. AI의 열성팬: 사장님도, 바로 '코더'와 '문서 작업자'
연구 결과가 나온 후 첫 번째 발견은 바로 AI 사용이 극도로 '편중'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거의 절반의 사용 용도가 단 두 개의 분야에 집중되어 있었다.
우승: 컴퓨터 및 수학 분야 (37.2%)
맞다. AI의 최대 '팬'은 바로 프로그래머들이다.
이런 상황을 상상해보자. 프로그래머 소장은 전자상거래 앱을 개발하다가 갑자기 프로그램이 충돌하며 알아보기 어려운 오류 메시지를 출력한다. 과거라면 그는 머리카락조차 별로 없는데도 이를 더듬거리며 반나절 동안 코드 바다 속에서 문제를 찾았을 것이다. 지금은 코드와 오류 메시지를 클로드에게 던진다. "형, 이게 무슨 문제야?" 그러면 AI가 즉시 답한다. "XX행에 문제가 있어요. 이 파라미터 형식이 맞지 않네요."
"소프트웨어 개발 및 유지보수", "프로그래밍 디버깅", "데이터베이스 설계"까지—이 모든 것이 프로그래머들이 AI에게 자주 도움을 요청하는 일들이다. 그들에게 있어 AI는 밥그릇을 뺏어가는 존재가 아니라 24시간 대기하며 지치지 않는 프로그래밍 동료 같은 존재다.
준우승: 예술 및 미디어 분야 (10.3%)
두 번째로 많은 사용자는 '펜'으로 생계를 꾸리는 사람들이다. 매우 '문과적'인 분야처럼 들리지만 실제로 AI와의 협업이 특히 잘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마케팅 부서의 소리는 제품 홍보 문구를 작성해야 한다. 먼저 AI에게 "제목 몇 가지 생각 좀 해줘"라고 하여 아이디어를 얻은 후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본격적으로 글을 쓴다. 초안을 마친 후에는 다시 AI에게 문서를 보내며 말한다. "한번 봐줘. 언어가 충분히 매력적인가? 좀 더 활기차게 바꿀 수 있을까?" 특정 형식에 맞춰 문서를 게시할 필요가 있을 때도 AI는 빠르게 포맷을 완성할 수 있다.
기술 문서 작가, 광고 카피라이터, 편집자, 심지어 아카이브 관리자까지 포함된다. 이들에게 AI는 영감 저장고이자 교정자, 그리고 배치 도구가 완벽하게 결합된 존재다.
하지만 AI 사용은 직업별로 극심한 불균형을 보이고 있다. 아래 이미지를 참고하면, 전체 미국 직업의 3.4%만 차지하는 컴퓨터 및 수학 관련 직업군이 AI 대화량에서는 무려 37.2%를 차지한다. 반면 음식 서비스, 판매 및 운송 업무는 전체 미국 직업의 약 30%를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AI 대화 비중은 겨우 3%에 불과하다.

원본 이미지는 Anthropic 연구 데이터셋에서 발췌했으며, 이 이미지는 AI 번역 도구를 사용해 생성함
2. AI는 '대체자'인가, '강화자'인가? 현재로서는 '슈퍼 어시스턴트'에 가깝다
'누가 쓰고 있는가'를 확인한 다음 중요한 질문은 '어떻게 쓰고 있는가'다. 보고서는 중요한 하나의 수치를 제시한다. 57%는 '강화', 43%는 '자동화'에 해당한다.
즉 현재 AI는 더 많은 경우 '강화 장치' 역할을 하고 있다. 연구진은 인간-기계 협업을 다섯 가지 유형으로 나누었다.
자동화 행동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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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령형: 가장 단순한 '자동화' 형태로 도구 사용과 같다. "이 부분을 영어로 번역해줘"라고 하면 AI는 거의 상호작용 없이 결과만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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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백 루프: 프로그래머들이 자주 사용한다. 사용자가 코드를 AI에게 주고, 실행 후 오류가 발생하면 새 상황을 다시 AI에게 피드백하면서 문제 해결까지 반복한다. 사람의 역할은 주로 '메신저'에 가깝다.
강화 행동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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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반복: 깊이 있는 협업. 웹사이트 디자인을 AI에게 맡기면 AI가 초기 버전을 제시하고, 당신은 "레이아웃은 좋지만 색이 너무 어두워. 밝은 색으로 바꿔줄 수 있겠어? 버튼도 좀 더 크게 해줘." 하는 식으로 서로 반복하며 공동으로 과제를 완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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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업무 수행이 목적이 아니라 지식 습득이 목적이다. "신경망이 뭔지 쉽게 비유해서 설명해줄 수 있어?" 이때 AI는 올라운드 강사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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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 본인이 이미 업무를 완료했지만 AI에게 검토를 부탁하는 경우. SQL 코드를 작성한 후 논리에 문제가 없는지, 더 좋은 방법은 없는지 AI에게 물어보는 것.
이 57% 대 43%의 비율은 대부분의 경우 우리가 AI에게 '서비스받는' 수동적인 입장이 아니라, AI를 '주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AI는 강력한 외부 뇌와 같으며, 우리는 이를 통해 학습하고, 반복하며, 검증함으로써 스스로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3. 소득이 높을수록 AI를 더 많이 쓸까? 정답은 '역 U자형'
이것은 다소 반직관적인 발견일 수 있다. AI 사용률과 임금 사이의 관계는 직선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역 U자형' 곡선을 따른다.
피라미드의 하단과 상단은 모두 사용이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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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 직업: 레스토랑 서빙 직원, 건설 노동자, 트럭 운전사 등. 이들의 업무는 많은 육체노동과 현실 세계의 상호작용을 필요로 한다. AI는 아직 팔다리를 갖고 있지 않으므로 자연스럽게 참여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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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고소득 직업: 외과의사, 판사, 고위 경영진 등. 이 직업들은 최고 수준의 전문 지식뿐 아니라 큰 책임과 위험을 감당해야 하며, 의사결정 과정이 복잡하고 불확실성이 크다. 현재로서는 AI가 이런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으며, 법규와 윤리적 제약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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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고소득 '기술 백칼라' 직군이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AI 사용은 '많은 준비가 필요하되' '최정상 전문가 수준은 아닌' 직업에서 가장 활발하다.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 개발자, 데이터 분석가, 재무 분석가, 마케팅 매니저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역 U자형' 분포는 현재 AI의 능력 한계를 명확히 보여준다. AI는 고정된 규칙이 있고 정보 및 데이터 중심이면서도 상당한 지적 노동이 필요한 지식 기반 업무에서 가장 뛰어난 성능을 낸다.
4. AI는 전문 분야의 경계를 흐리게 하며 '기술 인플레이션'을 초래하고 있다
연구에서 흥미로운 또 하나의 발견은 특정 직업의 업무로 분류된 많은 AI 대화들이 실제론 해당 분야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로부터 온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영양사 업무'로 분류된 문의는 전문 영양사가 아니라 일반인이 식단 조언을 구하는 경우일 수 있다.
이는 새로운 트렌드를 의미한다. AI는 전문 분야의 경계를 흐리게 하며, 전문 교육을 받아야 가능했던 영역에 일반인들이 진입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러한 '전문 지식 민주화'는 더 넓은 범위의 지식 습득과 활용을 가능하게 하지만, 동시에 전문성의 가치와 품질 관리에 대한 문제를 야기한다. AI로 인해 누구나 '반 전문가'가 될 수 있을 때, 전문 서비스의 경계와 가치는 어떻게 다시 정의될 것인가?
이는 또한 또 다른 중요한 추세를 드러낸다. AI는 새로운 '기술 인플레이션(skills inflation)'을 만들어내고 있다. AI가 기초 프로그래밍을 쉽게 수행할 수 있게 되면 '프로그래밍을 할 줄 아는 것'은 더 이상 경쟁 우위가 되지 않는다. 이는 고용 시장에 깊은 영향을 미칠 것이며, 사회 전체의 일에 대한 정의조차 변화시킬 수 있다. '일'의 정의 자체는 항상 변해왔고, 수십 년 전만 해도 만약 당신이 "타자를 치고 있다"고 말했다면, 사람들은 당신이 매우 전문적인 일을 하고 있다고 이해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당신이 "타자를 치고 있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당신이 말장난을 하는 것으로 여길 것이다. 타자 자체가 더 이상 전문 기술로 여겨지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타자를 치고 있다'는 세 단어가 과거에 내포하고 있던 '일을 하고 있다'는 의미는 이미 사라졌다.
AI가 발전함에 따라 오늘날 우리가 가치 있다고 여기는 많은 기술들도 비슷한 변화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
결론: AI가 밥그릇을 뺏어갈까 걱정하지 말고, 어떻게 공존할지 배우는 데 집중하라
400만 건의 실제 대화에서 나온 이 '전장 보고서'는 '실업론'보다 훨씬 복잡하고 훨씬 흥미로운 그림을 우리에게 그려준다.
요약하자면 AI 혁명은 특정 직업을 일거에 없애는 것이 아니라 '잠식 전쟁'이다. AI는 '업무' 단위로 우리의 일하는 방식 전반을 조용히 변화시키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약 36%의 직업에서 최소한 4분의 1 이상의 업무가 이미 AI의 영향을 받고 있다. 4%의 직업은 업무 중 75% 이상이 AI에 의해 처리되고 있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높지 않지만, 현재가 AI 시대의 시작 단계임을 고려하면 이러한 침투 속도는 이미 놀랍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침투는 조용하고 눈에 띄지 않게 진행되며, 기술과 거리가 먼 분야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변호사들이 AI에 의해 완전히 대체되지는 않겠지만, 사례 조사나 문서 작성에 AI를 활용하지 않는 변호사는 AI를 능숙하게 활용하는 동료에게 뒤처질 수 있다.
각 개인에게 있어 이 보고서의 가장 큰 교훈은 단기적으로는 AI 자체에게 일자리를 빼앗길까 걱정하기보다, AI를 더 잘 활용하는 동료에게 일자리를 빼앗길까 걱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앞으로의 길도 따라서 명확해진다.
단기적으로는 AI와 협업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AI를 능력이 뛰어난 조종사, 지치지 않는 인턴처럼 활용하여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하고, 창의적인 작업을 반복하며,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새로운 지식을 학습하도록 도와야 한다.
중기적으로는 AI의 '사장님'이 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이 필요하다. AI의 능력 한계를 이해하고, 문제를 정확히 정의하며, 업무를 분해하고, 명령을 내리며, 결과를 평가하고 통합하며, 전체 업무 흐름을 주도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는 쉽지 않으며 숙련과 실천이 요구된다.
역사적으로 모든 기술 붐은 '오래된 직업을 없애고, 새로운 산업을 창출한다'는 법칙을 따른다. 증기기관은 마부를 사라지게 했지만 방대한 산업과 물류 업계를 만들었고, 전기는 등불 관리인을 실직시키며 전기제품과 오락 산업의 시대를 열었다.
장기적으로 AI는 반복적인 뇌력 노동을 대체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인간의 가치를贬低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의 소중함을 더 부각시킨다. 우리는 더 이상 실행자에 머물지 않고,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기존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지의 영역을 탐험해야 한다. 모방에 만족하지 않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추구해야 하며, 차가운 상호작용이 아닌 따뜻한 공감을 통해 진정한 연결을 만들어야 한다. 결국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효율이 아니라 의미다. 이것이 바로 알고리즘이 도달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이다.
AI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AI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자신을 걱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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