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의 또 다른 면모를 밝히다: 수백만 명의 삶을 바꾼 알려지지 않은 응용 사례
글: 메타버스의 심장
인공지능(AI)이 일상생활에 스며드는 것을 목격할 때, 우리는 종종 가장 눈에 띄는 사례들에 주목한다. 시를 쓰는 챗봇이나 알고리즘이 창작한 예술 작품, 자율주행 자동차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인공지능이 이미 수백만 명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는 전문 분야들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영국 BCCM 그룹 창립자이자 벤처 캐피탈 IT 전문가인 블라디미르 코코린(Vladimir Kokorin)은 "AI의 진정한 영향력은 실리콘밸리의 연구실이나 기업 본부 안에 있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기술이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하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관점을 출발점으로 삼아 일반 독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인공지능의 응용 분야들을 살펴보자.
01. 자연재해 예측
폭풍우 구름이 막 하늘에 모이기 시작했지만, 이미 비가 언제 오고 어떤 양상으로 퍼질지, 또 언제 끝날지를 알고 있다고 상상해보자. 그리고 이 구름대가 위험한 자연재해로 발전할지도 이미 알고 있다면?
자연재해 대응에서 인공지능은 매우 강력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에는 기상학자들이 방대한 물리 기반 모델을 사용해 고성능 슈퍼컴퓨터에서 수시간 동안 계산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구글 딥마인드의 그래프캐스트(GraphCast), 엔비디아의 포캐스트넷(FourCastNet), 화웨이의 판구(盘古) 기상 모델 등이 동일한 작업을 몇 분 만에 완료하며 더 정확한 결과를 내놓는다.
코코린은 "AI 기반 예측 시스템은 마치 확대경과 같아서 날씨 상황을 가장 섬세하게 관찰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정밀도는 구조 활동과 자연재해에 대한 신속한 대응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는 이미 이러한 새로운 도구들을 활용하고 있다. 세계 지도를 아주 작은 격자로 나누어 보다 세밀한 분석을 수행하는 것이다.
스타트업 Atmo는 한걸음 더 나아가 1마일 단위의 정밀도로 날씨를 관측한다. 반면 기존 시스템은 5.5마일 범위의 정밀도밖에 내지 못한다. 이것은 흐릿한 사진과 고해상도 이미지의 차이와 같다. 이처럼 높은 정밀도는 구조대원들과 관련 부서가 다가오는 폭풍, 홍수 또는 가뭄에 더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02. 법률 산업의 AI 혁명
톰슨 로이터(Thomson Reuters)의 보고서에 따르면, 변호사의 77%가 향후 5년 내 인공지능이 자신의 분야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욱 의미 있는 점은, 변호사의 72%가 AI가 자신의 직업 성장에 긍정적인 요소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코코린은 "AI는 변호사들을 번거로운 일상 업무에서 해방시켜, 창의적이고 핵심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법조계에서는 과거에 거부감을 가졌던 기술들이 이제 빠르게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변화는 실제적인 이득에서 비롯된다. AI 기반 문서 검토, 리서치, 계약서 분석 도구들은 변호사들의 업무 시간을 크게 줄여준다. 미국의 변호사들만 해도 연간 2.66억 시간의 효율성이 증가한다는 의미이다.
시장 역시 이에 반응하고 있다. AI 기반 법률 서비스 회사인 레고라(Legora)는 최근 미국 시장에 진출해 글로벌 선도 로펌 굿윈(Goodwin)의 파트너사가 되었다.
Benchmark, YCombinator, Redpoint 등의 투자자로부터 3500만 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달한 레고라는 현재 약 20개 국가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며, 변호사들이 가장 중요한 일—즉 고객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코코린은 "AI는 기술 프로세스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수십 년간 보수적이었던 전체 산업을 변화시키고 있다. 투자자들이 이러한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바로 전문가들의 업무 효율성을 실제로 높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부 로펌은 더 나아가 자체 AI 기반 도구를 개발하고 있다.
앨런 앤 오버리(Allen & Overy)는 AI 스타트업 해리브(Harvey)와 협력하여, 기업 인수합병 시 130개 이상의 관할 지역 중 어느 곳에서 규제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지 판단해주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또한 누락된 데이터를 식별하고 정보 요청서를 자동 생성한다. 이러한 작업은 과거에는 주니어 변호사가 수시간을 소요하고, 고임금 전문가의 감독이 필요했던 업무였다.

03. 교육 및 포용성에서의 AI의 힘
오늘날 AI에 관한 논의는 종종 잠재적 위험성이나 인상적인 기술 역량에 초점을 맞추기 쉽지만, 교육 및 포용성 분야에서의 응용 사례는 자주 소외된다.
코코린은 "교육과 포용성 측면에서 AI는 진정한 인간 중심적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기술들은 장애인들이 겪는 장벽을 제거하고, 과거에 양질의 교육을 받기 어려웠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고 말했다.
AI 플랫폼 디지파이 아프리카(Digify Africa)는 아프리카 오지의 저소득층 학생들이 교육 기회를 얻도록 돕고 있다. 영국의 한 학교에서는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인공지능을 활용해 자신만의 노래를 만들며 자기표현의 새 길을 열고 있다.
예일대 교수 브라이언 스카셀라티(Brian Scassellati)는 인터뷰에서 "특수교육 분야에서 AI 로봇은 자폐증 아동의 사회적 통합에 도움을 준다. 아이들이 이러한 로봇에 보이는 반응은 인형이나 애완동물에 대한 반응과는 다르다"고 언급했다.
코코린은 "장애인들이 새로운 수준에서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은 특히 중요하다. AI의 이 분야 발전은 지금보다 더 많은 관심과 투자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각장애인 및 청각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아바(Ava) 같은 기업이 AI를 탑재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실시간 자막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수업, 비즈니스 미팅, 공공 행사 등에서의 의사소통을 훨씬 쉽게 만들고 있다.
미국 국립 청각장애인 기술대학은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청각장애인 학생이 듣는 강의용 자막 기술을 개발했으며, 해당 대학만의 전문 용어와 어휘를 소프트웨어에 학습시켰다.
신체 장애인을 위한 스타트업으로는 보이스잇(Voiceitt), 코그닉시온(Cognixion), 패럿츠 인크(Parrots Inc) 등이 있으며, 이들은 독특한 음성 패턴, 뇌파, 눈동자 움직임을 디지털 명령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도구들은 사용자가 손을 쓰거나 말을 하지 않고도 컴퓨터를 조작하고 디지털 환경을 탐색하며 장치를 제어할 수 있게 해주어,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독립적인 삶을 가능하게 한다.
04. AI 기술의 진정한 가치
AI의 진정한 가치는 사람들의 일상을 변화시키는 데 있다.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자기표현의 길을 찾는 교실 속에서, 사법제도를 더 공정하게 만드는 법정에서, 그리고 더 정확한 예측과 신속한 대응으로 생명을 구하는 재해 현장에서 그 가치가 나타난다.
코코린은 "이러한 AI 응용 기술은 말하는 로봇이나 알고리즘으로 만들어진 예술 작품만큼 눈에 띄지는 않겠지만,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더 깊고 중요하다. 바로 이런 분야에서 기술은 목적 자체가 아닌, 인간의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는 강력한 도구로서 진정한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코코린은 결론적으로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길은 혁신과 책임, 기술 발전과 윤리 기준 사이의 균형을 이루는 데 있다. 그리고 그런 미래는 우리가 투자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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