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임 한 달을 앞두고 트럼프와 머스크의 정치적 동맹이 무너졌나?
글: Penny
최근 백악관 앞에서 벌어진 무게감 있는 말다툼이 미국 정부를 다시금 여론의 중심에 세웠다. 정부 효율화 부서(DOGE) 책임자인 머스크와 재무장관 베센트는 정책 입장 차이로 말싸움을 벌이며 거의 신체적 충돌까지 갔다. 결국 트럼프는 베센트의 인선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외부에서는 트럼프와 머스크 사이의 관계에 균열이 생긴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 충돌의 이면에는 실리콘밸리와 워싱턴 간 권력 대결뿐 아니라, 트럼프와 머스크가 '친밀한 동맹'에서 '권력 견제' 구도로 변화하는 복잡한 정치적 줄다리기가 숨어 있다.
올해 초로 되돌아보면, 트럼프가 추진한 가장 큰 정치 개혁은 머스크와 협력해 '정부 효율화 부서(DOGE)'를 설립한 것이다. '정부 축소'라는 명분 하에 단행된 이 급진적 개혁의 핵심 목표는 정부 지출 삭감, 관료제의 디지털 전환, 인력 의사결정 대신 알고리즘 도입 등이었으며, 핵심 팀은 19~25세 기술 엘리트 6명으로 구성됐다. 트럼프가 1월 20일 취임한 이후 DOGE는 강력한 해체 작업을 시작했다. 미국 국제개발처(USAID) 폐쇄, 연방 정부 직원 수 대폭 감축, 납세자 개인정보 확보를 통한 재정 효율성 제고 등이 그것이다. 트럼프의 지시와 지원 속에서 머스크는 내외부 압력을 뚫고 미국 내 급진적인 개혁 열풍을 일으켰다.
DOGE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2025년 4월 20일 기준으로 DOGE는 총 약 1600억 달러를 절감했으며, 납세자 1인당 약 993.79달러를 아꼈다. 절감 분야는 다음과 같다.
계약 종료: 8,454건의 계약을 종료해 약 300억 달러 절감. 예를 들어, 캔자스주 토피카에 있는 리스크 매니지먼트 에이전시(Risk Management Agency) 임대차 계약을 종료함으로써 연간 12.18만 달러의 임대료를 절감했으며, 다년간 약 96.4만 달러를 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조금 취소: 9,699건의 보조금을 취소해 약 330억 달러 절감. 예를 들어, 글로벌 백신 면역 연합(GAVI)에 대한 USAID의 보조금을 중단함으로써 총 17억 5천만 달러를 절감했다.
임대 종료: 643건의 임대 계약 종료로 약 30억 달러 절감.

다만 NPR 분석에 따르면 일부 계약 종료는 실제 절감 효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예컨대 794건의 계약 취소는 이미 자금이 완전히 약속된 상태라 절감 효과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DOGE는 계약의 최대 잠재 가치를 기준으로 절감액을 산정하지 실제 지출액을 반영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황금기: 정치적 동맹의 '상호 추구'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 이전부터 머스크와 트럼프는 빈번한 교류를 시작했다. 당시 머스크는 2.59억 달러를 투자하고 실리콘밸리의 모든 자원을 동원하며 개인 영향력을 활용해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트럼프가 집권한 후 그의 '엔젤 투자자'로서 머스크는 전례 없는 정치적 지위와 권력을 얻게 됐다.
2월 7일, 머스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그는 "내가 다른 남자에게 줄 수 있는 최대한의 사랑을 트럼프에게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3월 4일, 트럼프의 국정연설 참석 당시 머스크가 착용한 넥타이는 트럼프로부터 빌린 것이었다.

머스크가 대규모로 정부 기관의 연방 직원들을 해고하자 전국적으로 테슬라 차량 파괴, 차주 위협, 딜러숍 시위 등의 사태가 발생했다. 테슬라 공장에는 평화적 시위와 더불어 방화 사건도 있었으며, 충전소에서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전국적으로 사이버트럭(Cybertruck) 파손 사건이 증가했고, 일부 차주는 테슬라 차량에 낙서를 하는 등 머스크에 항의하기도 했다.
테슬라 차량과 판매점에 대한 파괴 및 시위 사례는 머스크에 대한 반감이 정점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베어드 애널리스트 벤 칼로(Ben Kallo)는 CNBC 프로그램에서 "사람들의 차가 흠집 나거나 불타는 위험이 있다면, 머스크를 지지하거나 무관심했던 사람들조차 테슬라 구매를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 본인도 자신의 기업 운영이 "매우 어렵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으며, 테슬라 주가는 5년 만에 최악의 하락세를 겪었고, 소셜미디어 회사 X는 여러 차례 다운됐다.
그러나 이처럼 강력한 개혁은 필연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이익을 침해했고, 머스크가 정치판에 발을 들인 순간부터 반대 목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머스크 취임 후 테슬라 주가는 급락해 시가총액이 거의 절반으로 줄었으며, 지난 5년간 최악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머스크의 개인 자산은 올해 초부터 약 1210억 달러가 증발했다.

머스크의 가장 큰 정치적 배경이자 동맹인 트럼프는 머스크가 여론의 타격을 받을 때마다 반드시 그를 지지해야 했다.
현지시간 3월 11일 오후, 트럼프는 백악관 진입로에서 30분간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이 회견은 마치 대규모 테슬라 전시회 같았다. 머스크의 동행 아래 트럼프는 미국 주식시장, 캐나다 관세,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관한 질문에 답하면서 동시에 다섯 가지 유형과 색상의 테슬라 차량을 시운전했다.
"내가 좋아하는 건 바로 저 차다," 트럼프는 약 8만 달러짜리 밝은 빨간색 모델 S를 가리키며 말했다. 결국 트럼프는 모델 S를 선택하고 8만 달러 어음으로 전액 구매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테슬라 불매 운동을 비난하며, 이들이 위대한 미국 기업을 해치고 있다고 주장했고, 만약 이런 행위가 계속된다면 자신이 그들을 찾아내 "지옥에 가도록 저주하겠다"고 경고했다. 백악관 대변인 해리슨 필즈(Harrison Fields)도 "급진 좌파가 테슬라를 상대로 지속적으로 저지르는 끔찍한 폭력 행위는 국내 테러행위와 다름없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광고 효과' 덕분에 테슬라 주가는 당일 장중 반등했고, 종가는 3.79% 상승했다.
충성을 과시하기 위해, 3월 24일 트럼프의 세 번째 각료회의에서 머스크는 빨간 모자를 쓰고 있었다. 모자에는 '트럼프는 언제나 옳다(Trump is always right)'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 시기 두 사람은 개혁 추진을 위한 친밀한 동지 관계였으며, 트럼프는 자신의 정치적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날카로운 칼'을 필요로 했고, 머스크는 자신의 정치적 포부를 실현할 플랫폼을 원했다. 두 사람은 목표와 이익이 고도로 일치했다.
균열의 시작: 정책 차이와 이해관계 대립
트럼프가 고율 관세 정책을 발표한 이후, 트럼프의 정치적 목표와 머스크의 개인적 이익 사이에 갈등이 생기며 두 사람의 관계에도 균열이 생겼다. 높은 관세로 인해 미국 주식시장은 단기간 급락했고, 머스크의 자산도 올해 초 이후 1000억 달러 이상 줄어들었다. 기업가 출신인 머스크는 정치보다 경제적 효과에 초점을 맞춰 자유무역과 장벽 철폐를 지지했으며, 관세 정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4월 5일, 이탈리아 연합당 대회가 열린 피렌체에서 머스크는 이탈리아 부총리 마테오 살비니(Matteo Salvini)와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궁극적으로 유럽과 미국이 합의에 도달하기를 바란다. 이상적으로는 제로 관세로 나아가 북미와 유럽 사이에 사실상 자유무역구를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4월 7일, 머스크는 과거 자유시장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이 자유무역의 이점을 설명하는 영상을 트위터에 공유했다. 별도의 댓글은 없었지만, 이 행동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대한 비판으로 널리 해석됐다.

머스크의 동생 김벌 머스크(Kimbal Musk)도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비판하며 "소비에 세금을 부과하면 소비가 줄고 고용 기회도 줄어들며, 이는 다시 소비 감소와 고용 감소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관세를 "미국 소비자에게 구조적이고 영구적인 세금 부과"라고 표현했다.

무역 고문 피터 나바로(Peter Navarro)에 대해서도 머스크는 여러 차례 공격과 조롱을 했다. 4월 8일, 머스크는 나바로가 인터뷰에서 테슬라를 '조립업체'라고 칭하며 중국, 일본, 대만에서 부품을 수입한다고 비판한 트윗을 인용해 답변했다. 머스크는 "나바로는 정말 멍청하다. 그가 말한 것은 명백히 거짓"이라며 날선 반박을 했고, 커뮤니티 노트를 붙여 테슬라 모델 Y가 '가장 미국적인 자동차'임을 증명했다. 한 번의 반격으로도 부족했던지, 머스크는 또 다른 게시물에서 나바로를 '벽돌 한 짐보다 더 바보 같다'고 비꼬기도 했다.

갈등의 격화: 베센트와 머스크의 치열한 설전
두 사람이 관세 문제에 대한 입장 차이는 복잡한 권력 투쟁 속에서 서서히 발효되기 시작했다.
현지시간 4월 23일, 소식통에 따르면 4월 17일 백악관 서윙 회의에서 머스크와 재무장관 베센트가 격렬한 충돌을 벌였다. 베센트는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욕설을 퍼부었고, 머스크는 "더 크게 말해봐"라며 도발했다. 서로 인신공격까지 이어졌는데, 베센트는 머스크가 DOGE 예산 삭감 성과를 과장하고 있으며 진전이 없다고 성토했고, 머스크는 베센트를 '소로스의 꼭두각시'라며 직격했으며, 그가 헤지펀드를 운용하면서 처참하게 실패했다고 조롱했다. 이 말다툼은 트럼프와 방문 중이던 이탈리아 총리 멜로니를 깜짝 놀라게 했고, 결국 보좌진이 개입해 겨우 둘을 분리시켰다.

이 충돌의 직접적인 원인은 국세청(IRS)장관 인선 문제였다. 머스크는 정부 효율화 부서 책임자로서 재무장관 베센트의 동의 없이 가리 샤플리(Gary Shapley)를 IRS 대행 장관으로 임명하려 했다. 그러나 IRS는 원래 재무부 산하 기관이므로 베센트는 이를 자신의 권한 침해로 간주하고, 트럼프에게 샤플리 임명 철회를 설득하며 자신의 부하인 재무차관 마이클 포켄드(Michael Faulkender)를 IRS 장관으로 임명해줄 것을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베센트가 승리한 듯 보인다. 트럼프는 최종적으로 베센트의 제안을 지지하며 머스크가 지명한 샤플리를 철회하고 포켄드를 IRS 대행 장관으로 임명했다.
미국 고위 관료들이 백악관 앞에서 이토록 망신스럽게 욕을 하며 싸울 정도가 된 것은 오랜 기간 불화를 겪어온 결과다. 트럼프가 처음 취임할 때 머스크는 하워드 루트닉(Harvey Lutnick)을 재무장관으로 임명할 것을 적극적으로 설득했지만, 트럼프는 베센트를 선택했고 루트닉은 상무장관으로 임명했다. 아마 초기부터 트럼프는 자신의 측근들끼리 서로 견제하게끔 계산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어느 쪽이 자신과 생각이 더 맞는지에 따라 친밀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이며, 이는 이후 충돌의 도화선이 됐다.
본질적으로 이 갈등은 트럼프 정부 내 두 진영의 권력 다툼이며, 머스크를 대표로 하는 개혁파가 새로운 정책으로 새로운 질서를 만들려 하고, 베센트를 대표로 하는 전통파는 자신들의 이익이 침해되는 것을 저지하려는 것이다. 이번 사건에 대한 트럼프의 처리 결과는 머스크의 정부 내 영향력이 약화됐음을 의미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흥미롭게도 관세 정책에 대해 머스크가 명확히 반대하는 태도를 보인 것과 달리, 베센트는 관세 정책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미국의 새로운 관세 시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새 관세가 미국 경제 침체를 유발한다는 견해를 반박했다. 정책 성향의 일치가 트럼프가 점차 베센트를 편들고 머스크와 거리를 두는 이유일 수도 있다. 어쨌든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에게 있어서는 영원한 이익만 있고 영원한 친구는 없다.
머스크의 역할은 특수 정부 고용인(Special Government Employee)으로서의 130일 임기 제한에 묶여 있다. 이 기간은 2025년 1월 20일 트럼프의 취임일부터 시작되며, 5월 말경 종료될 예정이다. 2월 말 백악관 내부에서는 익명의 관계자가 머스크가 "남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3월 31일 트럼프 본인이 공개적으로 머스크의 기업 활동 우선을 인정하며 굳이 잔류를 요구하지 않았다. 아마 DOGE의 사명이 어느 정도 완료됨에 따라 머스크의 130일 정부 고용 임기는 카운트다운에 들어갔고, 트럼프는 점차 머스크를 권력 중심에서 물러나게 하며 현재 자신의 이익에 더 부합하는 새로운 동맹을 등용할 가능성이 크다. 마치 '채찍은 쓸모가 다하면 버린다'는 옛말처럼 안타까운 느낌마저 든다.
세계 최고 부자인 머스크는 미국 정치의 중심에서 '기술로 직장 정리'하는 쾌감을 경험했다. 트럼프의 '새로운 출발'에 불을 지피며 수많은 이들의 이익을 흔들었고, 엄청난 속도로 미국 정부라는 거대한 조직을 개혁했다. 그가 남긴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알고리즘 통치'의 초석뿐 아니라, 미국 정치 내에서 자본과 권력이 얽힌 심층적 모순도 함께 드러냈다. 이 '기술로 정치를 개조하는' 급진적 실험이 이제 종막을 향해 가는 듯하다. 머스크가 진정으로 떠날 때, '트럼프는 언제나 옳다'는 문구가 적힌 빨간 모자는 이 짧은 '정치적 결혼'의 가장 극적인 각주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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