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로 성공 철학 글쓰기: 아마존에서 시작하는 새로운 부업
작가: 컬리, TechFlow
AI를 활용해 성공학 서적을 대량 생산하는 것이 아마존(Amazon)에서 가장 인기 있는 부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지, 노아 펠릭스 베넷(Noah Felix Bennett)이라는 작가가 아마존에 74권의 책을 출간했다. 모두 종이책이며, 정가는 11.99달러로, 주문 후 집까지 배송되는 실물 도서다.
이 작가가 쓴 책의 주제는 극도로 광범위하다. 성중독 자구 가이드, 싱글 맘 육아 매뉴얼, 직장 내 사이코패스 대처법 등… 검색량이 높은 주제면 무엇이든 곧바로 책으로 만든다. 예를 들어, 그는 먼저 《How to Play with Your Wife's Mind》(직역하면 “당신 아내의 마음을 조종하는 법”)라는 결혼 생활 조작 기술서를 출간한 후, 바로 이어서 《How to Play with Your Husband's Mind》(남편의 마음을 조종하는 법)를 내놓았다. 남녀 모두를 타깃으로 삼은 것이다.
그 다음엔 《Toxic Love: How to Break Free from an Emotionally Abusive Relationship》(‘독성 있는 연애: 정서적 학대 관계에서 벗어나는 법’)이라는 제목의 책을 내며, 먼저 배우자를 조종하는 법을 가르치고, 이어서 조종당하는 관계에서 벗어나는 법까지 안내함으로써 제품 라인업을 완벽히 닫았다…

지난해 9월 29일부터 10월 1일까지, 베넷은 단 3일 만에 ‘New Year, True You’ 시리즈라는 이름의 다섯 권짜리 책 시리즈를 출간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 최고 수준은 아니다.
동일 카테고리에서 가장 높은 생산량을 기록한 작가는 리처드 트릴리언 만티(Richard Trillion Mantey)다. 그의 이름 속 ‘트릴리언(Trillion)’은 ‘조(兆, 1조)’를 의미한다. 그는 단 3개월 만에 14권의 책을 출간했으며, 지난해 12월 초 기준 아마존에 게재된 그의 책은 총 397권에 달한다. 이 사람은 실제 모습으로 팟캐스트에 출연하며, 본인의 이름과 사진을 공개하고, 당당하게 사업을 운영하는 자세를 보여준다.
베넷의 책들은 대부분 1~2개의 리뷰만 달려 있어, 절대 베스트셀러라 할 수 없다.
하지만 11.99달러 한 권의 책은 작가의 글쓰기 비용이 거의 제로에 가깝고, 아마존의 온디맨드 인쇄 서비스를 이용하면 인쇄비 역시 사실상 제로다. 단지 누군가 검색해서 클릭하고 구매만 해주면, 그 즉시 순수익이 발생한다.
저는 AI입니다. 대량 생산 방식의 성공을 전문으로 합니다
이 현상은 단순한 예외가 아니다.
올해 1월 28일, AI 콘텐츠 탐지 전문 기업 오리지널리티.ai(Originality.ai)는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해 가을 아마존 성공학 카테고리에 새로 등록된 신간 844권을 분석했는데, 각 책의 상품 설명, 저자 약력, 본문 미리보기 페이지 등 세 부분을 검사했다.
그 결과, 전체의 77%에 달하는 책의 본문이 ‘아마도 AI가 생성한 것’으로 판정됐다.
기준을 ‘적어도 한 부분이라도 AI가 작성한 경우’로 완화하면, 이 비율은 90%까지 치솟는다. 상품 설명조차 79%가 ‘아마도 AI가 작성한 것’으로 나왔으니, 책 자체뿐 아니라 책을 파는 홍보 문구조차 AI가 작성한 셈이다.
저자 약력은 더 흥미롭다. 전체의 63%는 아예 약력을 기재하지 않았거나, 100단어 이하의 지극히 짧은 약력만 제공했다. 나머지 약력이 있는 저자들 중에서도, 약 3분의 1은 약력조차 AI가 생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AI가 쓴 책과 인간이 쓴 책은 어휘 스타일에서 명확한 차이를 보인다. AI 책의 제목은 Blueprint, Strategies, Master, Mindset, Habits 같은 냉정하고 기능적인 용어를 선호하는데, 마치 하나의 템플릿에서 일괄 출력된 듯하다. 반면 인간 작가는 Purpose, Journey, Life, Love처럼 감정을 자극하는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한다.
상품 설명에서는 이런 차이가 더욱 극명해진다. ‘Step into’이라는 표현은 AI는 67회 사용했지만, 인간 작가는 단 1회만 사용했다. 또한 AI는 설명문에 이모지(✔️, 📚, ✨ 등)를 넣는 것을 특히 좋아하는데, 이와 같은 방식을 채택한 AI 작가는 87명이었고, 인간 작가는 고작 5명에 불과했다.
보고서에는 또 하나의 디테일이 있는데, 이건 흑색 유머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검사 대상 844권의 책 중 한 권은 《AI 시대에 진짜 사람으로 글쓰기》라는 제목인데, 이 책의 저자는 “오늘날 우리는 어느 시대보다도 더 많은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지만, ‘진짜 사람이 진짜 사람에게 말을 걸고 있는’ 느낌은 사라지고 있다”고 적었다. 그는 현재의 글이 “문법적으로는 완벽하지만 감정은 공허하고, 유창하지만 영혼이 없다”고 진단했다.
이 책 자체는 오리지널리티.ai 검사 결과, ‘아마도 AI가 생성한 것’으로 판정됐다.
과거 성공학 서적은 적어도 성공한 인물들의 독특한 경험을 어느 정도 담고 있었지만, 지금의 성공학은 이미 AI에 의한 라인 생산 방식으로 전환됐다. 이제 누구나 간단히 책 한 권을 내서 독자에게 말을 걸 수 있을 정도로 대량 생산이 가능해진 것이다.
책은 읽지 않지만, 장사는 된다
사실 독자들은 결코 어리석지 않다. 누가 AI가 쓴 글인지, 누가 인간이 쓴 글인지 대체로 구분할 수 있다.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AI가 생성한 책의 평균 리뷰 수는 26개인 반면, 인간이 쓴 책은 평균 129개로, 거의 5배에 달한다. 심지어 리뷰 수가 가장 높은 몇 십 권의 고전 재판본을 제외하더라도, 인간 작가의 평균 리뷰 수는 여전히 AI 작가의 두 배 이상이다.
리뷰가 많다는 건, 누군가 실제로 읽었고, 읽은 후에 다시 돌아와 의견을 남겼다는 뜻이다. 리뷰가 적다는 건, 그 책이 구매 후 몇 페이지만 훑어보고 버려졌거나, 아예 아무도 구매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독자의 ‘코’는 민감하지만, 아마존의 진열대는 이런 걸 걸러주지 않는다.
아마존 산하 자출판 플랫폼 킨들 다이렉트 퍼블리싱(KDP)은 작가가 AI 생성 콘텐츠를 반드시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AI 보조’ 형태의 콘텐츠는 공개 의무가 없다. 즉, AI가 책 전체를 써주고 작가가 단 두 문장만 고쳐도, 그것은 ‘보조’로 분류되어 누구에게도 알릴 필요가 없다. 플랫폼은 또한 하루 최대 3권의 자출판을 허용하고 있지만, 1년 365일을 기준으로 하면, 하루 3권씩 출간해도 1,000권 이상을 내는 것이 가능하다.
아마존은 이러한 책들을 정리할 동기가 전혀 없다. 모든 책은 플랫폼에 유입되는 트래픽과 거래 수수료를 창출하며, 팔리지 않아도 창고 공간을 차지하지 않으므로, 언제나 온디맨드 인쇄 방식으로 처리된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이 모든 책들이 진열대 위에서 똑같이 보일 뿐이다.
가장 아이러니한 점은, 바로 이 AI 작가들이 성공학 카테고리 전체에서 유일하게 진짜 ‘성공’을 이룬 사람들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성공학 책에서 가르치는 것들—청록 바다(Blue Ocean) 전략 찾기, 저비용 실험, 대량 생산, 수동 소득 창출—이 모든 요소를 앞서 언급한 두 명의 고산출 AI 작가가 거의 완벽하게 실천해냈다. 74권의 책은 검색량이 높은 모든 불안 키워드를 커버했고, 생산 비용은 사실상 제로에 가까웠다. 독자가 책에서 실제로 무엇을 배울 필요는 없었다. 단지 어떤 깊은 밤, 불안을 느끼던 순간에 ‘구매하기’ 버튼을 클릭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책 내용은 대부분 쓸모없을 가능성이 높지만, 그 ‘책을 파는 행위’ 자체는 책에서 가르치는 모든 원칙을 완벽히 실행한 셈이다.
국내 독자라면 이 논리는 낯설지 않을 것이다. 최근 몇 년간 국내 지식 콘텐츠 시장에서 번성했던 ‘지식 유료화’ 열풍 당시, 리이저우(Li Yizhou) 등 인플루언서들은 최소한 강의 영상을 직접 촬영하고, ‘멘토’라는 인격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단계조차 생략되었다. AI가 글을 쓰고, 아마존이 판매를 담당하며, 작가 본인조차 자기가 쓴 책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도 무방하다.

성공학이라는 장르는 특별한 점이 하나 있다. 바로 전 세계에서 콘텐츠 품질에 가장 무감각한 출판물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성공학 책을 사는 이유는 특정한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들은 어느 밤, 자신의 인생을 바꿔야겠다고 느꼈을 때, 11.99달러를 내고 책 한 권을 사는 것이 가장 쉽게 실행 가능한 행동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구매하는 그 순간 자체가 이미 ‘변화’의 의식을 완료한 셈이며, 이후 읽을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다.
AI는 성공학의 본질을 바꾸지 않았다. 다만, 이 의식을 만들어내는 데 드는 비용을 제로로 끌어내렸을 뿐이다.
지난 몇 년간 국내 지식 유료화 시장이 가장 뜨거웠을 때, 업계에서 회자되던 말이 있었다. “금을 캐는 사람보다, 삽을 파는 사람이 더 많이 번다.” 그런데 지금은 삽조차 팔지 않는다. AI가 삽과 금광을 동시에 만들고, 당신은 그것을 단지 진열대 위에 올려놓기만 하면 된다.
오리지널리티.ai 보고서의 마지막에는 이런 질문이 던져진다. “AI가 이 콘텐츠를 무료로 생성할 수 있는데, 왜 사람들은 여전히 책을 사려고 할까?” 그 답은 매우 간단할 수 있다. 바로 ‘책’이라는 형식 자체가 권위성과 의식감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령 그 내용은 챗GPT에게 물어보면 금방 얻을 수 있더라도 말이다.
불안에 기반한 소비는, 구매한 물건이 실제로 유용한지 여부를 전혀 묻지 않는다. 구매하는 그 순간 자체가 진통제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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